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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놈의 작년 결산을 올해 1/4분기가 끝날 때가 다 되어서까지 하고 있나 싶지만, 일단 시작을 했으니 어떻게든 마무리를 해야겠다.  
 
Tracks of the Year
 
1. Laufey - Above the Chinese Restaurant

전곡이 예쁘고 사랑스러웠던 Everything I Know About Love 앨범 중에서도 가장 따스하게 내 마음을 사로잡은 곡.  내가 바라온 행복은, 바로 지금 여기에 나와 함께. 
 
2. New Jeans - Attention

데뷔 이래 온 대한민국을 끊임없이 들썩이게 만든 그룹이니 (멤버들의 미모 등 음악 외적인 요소를 배제하고 온전히 노래만 놓고 봐도 충분히 그럴만했고), 이들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 중 이미 나오지 않은 건 없을 것이다.  그래도 굳이 말하자면  "레트로한 장르, 멤버들의 어린 나이에 어울리는 싱그러운 감성을 참 세련되게 잘 구현해내었다", 그리고 "음악에도 컨셉에도 여러모로 힘이 잔뜩 들어가있던 한국 댄스음악 씬에 이토록 오버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그룹을 내놓은 기획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정도. 이제 K-Pop은 '자연스러움' 마저도 이토록 치밀하게 프로듀싱해낼 수 있는 경지에 올랐다. 
 
3. Dreamcatcher - Vision

기타소리가 어딘가 익숙하다 했더니 글렌체크의 김준원이 작곡과 편곡에 참여했다고 한다.  전작들에 비해 조금 느려진 템포 사이로 공격적인 사운드가 묵직하게 치고 들어오는데, 이게 상당히 신선하고 괜찮다.  한국에서 지지리도 인기가 없는 록/메탈을 기반으로 하는 이들 음악의 특성상 한국보다 해외에서 제법 팬베이스가 생긴 모양인데, 큰 줄기는 유지한 채 꾸준히 음악적 변화를 시도하며 준수한 퀄리티의 곡들을 내놓고 있으니, 그 정성이 결실을 맺는가보다.  화이팅!
 
4. Fit for an Autopsy - Higher Level of Hate 

내가 2022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플레이한 트랙이 아닐까 싶다.  이제는 도입부의 드럼 소리만 들어도 피가 끓고 브레이크다운 나올때쯤 되면 정말 미쳐버린다.  최고.  그냥 최고.  
 
5. IVE - Eleven

뭐 명실상부 2022년 최고의 신인이었으니 이들에 대해서도 별 설명이 필요할 거 같진 않다.  후속곡 Love Dive 그리고 After Like의 중독성도 훌륭했지만, 무엇보다 나는 이 곡의 절제미가 좋았다.  조금씩 쌓여가는 타악기 소리, 그리고 멤버들의 개성있는 목소리 정도로 노래를 이끌어가는 구성은 위에서도 이야기했듯 당시 K-Pop씬을 지배하다시피 하던 '오버'의 미학(?)에 역행하는 것이었기에 더욱 신선하게 와닿았던 것 같다.
 
6. Animals as Leaders - Monomyth

정교한 송라이팅, 이거 사람 맞나 싶은 연주력도 대단하지만,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그런 '기계적'인 모습 안에 그루비한 감성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절대적 기준으로 보면 아무래도 좀 차가운 음악이라 앨범 자체에 손이 자주 가진 않았지만, 이 곡 만큼은 감탄하며 참 많이 들었다. 
 
7. Joji - Glimpse of Us

정말 잘 만든 R&B 발라드.  간결한 구성과 담담한 보컬이 오히려 곡에 실린 감정을 더 절절하게 살린다.  
 
8. The Halo Effect - Shadowminds

(내가 좋아하는 Dark Tranquility의 보컬 미카엘 스탄을 포함한) In Flames의 전 멤버들이 새로운 밴드를 만들었다!  좋다!  더 이상의 설명이 必要韓紙?
 
9. Bloodywood - Gaddaar

전체적으로 고른 완성도를 가지고 있는 Rakshak 앨범 안에서도 최고의 수록곡을 꼽자면 단연 오프닝 트랙인 이곡. 
 
 
Discovery of the Year
2022년에 새로 알게되었고, 좋지만, 2022년 이전에. 발매되었거나 아직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거나 아님 뭔가 2% 부족해서 Albums/Tracks of the Year에는 포함하지 않은 음악.  Albums of the Year과 Tracks of the Year에서 이미 소개한 이들은 생략한다. 
 
1. Black String 

한국의 전통음악은 그 자체로도 멋지지만, 특히 다른 장르와의 크로스오버를 통해 전에 없이 독창적인 음악을 탄생시킬수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고 있고, 실제로도 한국의 여러 음악인들에 의해 많은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 중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것이 "수궁가"의 재해석으로 유명한 이날치와 같은 경우일 것이고.  여러해에 걸쳐 이런저런 현대/퓨전 국악을 접해보던 중 잠비나이, 씽씽, 예결, 누모리 등 맘에 드는 음악가들을 많이 찾았는데, 가장 최근에 알게 된 밴드가 Black String이다.  국악과 재즈의 즉흥성을 접목시킨 정말 매력적인 음악을 하는 밴드로, 심지어 앨범도 한국 레이블이 아니라 독일의 재즈 레이블인 ACT를 통해 내고 있을 정도로 해외에서도 이미 인정받고 있다고 한다.  다들 들어보시라. 
 
2. Venom Prison

(이름만 비슷하지 사실상 다른 장르나 다름 없는) 멜로딕 데스메탈이 아닌 '그냥' 데스메탈 중에선 아마 내가 처음으로 제대로 들어본 밴드가 아닐까 싶다.  각종 매체에서 워낙 극찬을 하길래 들어보게 들어봤는데, 역시 다들 좋다고 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인정사정없이 몰아치는 연주와 으르렁거리는 보컬 가운데 언뜻언뜻 들리는 감성적 선율, 다채롭고 촘촘한 곡의 구성 등 이제껏 접한 다른 데스메탈 밴드들의 음악에 비해 내 취향에 맞는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아직은 최근 앨범인 Erebos만 들어보았지만, 전작들도 차근차근 들어볼 생각이다. 
 
3. Spiritbox

이들의 데뷔작 Eternal Blue가 2021년 메탈씬에서 가장 핫한 앨범이었다고 하는데, 안타깝게도 2022년이 끝나가는 시점에서나 들어보게 되었다.  전 앨범을 아직 여러번 제대로 들어보지 못해서 아직 자세한 이야기는 하기 힘들지만 이제까지 받은 느낌은 아주 아주 좋다.  곡의 구성도 그렇고 전자음을 적극 채용한 사운드도 그렇고 굉장히 모던한 요소가 많은데, 뻔하거나 거슬리지 않게 잘 살려낸 거 같다. 
 
4. Mammoth WVH

虎父無犬子라 했던가.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에디 판 할런의 아들 울프강은 자신의 원맨밴드 Mammoth WVH를 통해 전곡의 작사, 작곡 뿐 아니라 모든 악기를 직접 연주하고 노래까지 다 하는 대단한 재주를 선보인다.  그의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은 젊은 (사실 그렇게까지 젊지도 않지만) 에너지를 흠뻑 느낄 수 있는 준수한 락앤롤 음악으로 가득 차있다.  넘치는 패기와 다양한 시도 덕에 앨범이 전체적으로 고르지 못하게 느껴지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지만, 그런게 또 젊음 아니겠는가.  지금도 좋지만 장래는 더욱 기대되는 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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