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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에 음악감상 하다가 우연히 알게된, 단번에 내 혼을 쏙 빼놓아버린 멋진 밴드 두 팀을 소개한다.
1. Mors Subita
최근 멜로딕 데스메탈을 정말 많이 듣게 되었다. 지난 2019년에 보러 간 공연의 과반이 이 장르의 밴드들이었고 (In Flames는 - "인플레임즈의 최근 앨범들은 멜로딕 데스메탈이 아니다"는 의견이 장르 팬덤에서 지배적인 거 같긴 하지만 - 심지어 두 번을 봤고, 그 외에도 Amon Amarth, At the Gates, Arch Enemy 등 그 바닥 큰형님들 공연을 다 지난 해에 봤다), 지난 1-2년 간 가장 많이 들은 한국 밴드도 Remnants of the Fallen (+잠비나이) 이며, 여러달 째 Dark Tranquility가 뉴욕에 라이브하러 올 날만을 몸이 달아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좋은게 또 뭐있나.. 하고 랜덤으로 Spotify를 뒤져보면서 느낀게, 확실히 유명하신 분들이 다 이유가 있다는 거다. 그 분들 음악은 웬만하면 믿고 들을 수 있지만, 그 외에 이 장르로 분류되는 음악이라고 다 맘에 드는 게 아니더라. 가장 실망스러운 게 멜로디 혹은 곡의 진행이 뻔하거나, 잘 나가다가 후렴구에 갑자기 팝스러운 클린보컬을 넣는다든지 하는 경우였다. 사운드가 지나치게 모던한게 맘에 안들거나, 아님 타 장르 - 예를 들어 트랜스나 심포닉, 포크 등 - 와의 짬뽕이 좀 과해서 별로이거나 한 경우도 있었다.
장르에 입문한지 그리 오래 되지도 않았고, 이해도 부족하다보니 그러려니 하면서 여기저기 쑤셔보다가, 핀란드 밴드 Mors Subita의 As Humanity Weeps를 듣게 되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뿅가죽는 리프, 곧 이어지는 보컬의 무자비한 스크리밍. 역시 메탈은 일단 리프가 좋아야 됩니다 여러분. 혹시 one hit wonder일까 싶어 ("hit"라고 하기엔 핀란드 밖에서 그리 인지도가 높은 거 같진 않지만..) 다른 곡들도 차근차근 좀 들어보고 내린 결론은: '이거다! 찾았다!' 이 친구들, 노래도 좋고 연주도 잘해요.
상기한 것처럼 유튜브나 Spotify 재생수를 보면 아직 크게 유명한 팀은 아닌 거 같은데 (포스팅된지 2년 된 뮤직비디오 뷰가 아직 8만도 안된다.. 근데 그런거 치고는 음반 레코딩도 깔끔하게 잘 했고 뮤직비디오도 멋있게 만들었다), 잘 됐으면 좋겠다. 공연하러 뉴욕도 왔으면 좋겠다.
일단 들어보자.
2. Jinjer
언젠가 Arch Enemy 관련 영상을 보다가 다음과 같은 댓글들을 보게 되었다.
"알리사 화이트 (현 보컬) 역시 좀 짱인듯"
"ㄴㄴ 안젤라 고소우 (전 보컬) 가 더 짱이었음"
"ㅉㅉ 님들 타티아나 슈마일륙이라고 들어봄?"
당시에는 님들 다 꺼지셈 내가 좋아하는 밴드가 짱임 식의 트롤링이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Jinjer의 라이브 영상이 자연스럽게 추천 영상으로 뜨길래 궁금해서 찾아보니 세번째 댓글이 이야기한 가가가였다 (유튜브 알고리즘 무서워)! 심지어 우크라이나 밴드. 이래저래 흥미가 가서 플레이를 눌러봤는데, 그자리에서 40분짜리 라이브 영상을 시간 가는줄도 모르고 다 보고 말았다.
보컬 얘기로 시작했으니 보컬 얘기부터: 잘합니다. 클린도 잘하고, 브루털도 잘합니다. 그냥 "잘하는" 정도가 아니라, 이 누나는 사람이 아님 (나보다 어리지만 멋있으면 누나). 일단 클린 보컬만 놓고 봐도, In Flames의 보컬 앤더스 프리덴처럼 스크리밍 사이사이에 멜로디용 땜빵으로 좀 넣고 이런 수준이 아닌 (형님 ㅈㅅ), 클린만으로도 보컬리스트로서 충분히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발성과 감성, 그루브를 보여준다.
아니 근데 그로울링/스크리밍 역시 웬만한 남자들도 울고갈 수준으로 구사한다. 거기다 클린과 브루털 사이를 무슨 전등 스위치 켰다껐다 하듯이 쉽게 왔다갔다 하질 않나. 내가 브루털 창법에 대해서 아는 게 없어서 설명을 제대로 못하니까, 그냥 다음 영상자료를 봐주시기 바랍니다.
보컬이 워낙에 압도적이다 보니 다른 요소가 묻힐 수도 있는데, 다른 멤버들의 역량도 만만치 않다. 일단 이 친구들 장르가 프로그레시브/그루브 메탈이다. 작곡이나 연주력에서도 상당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으며, 다른 장르(레게라든지)의 도입도 적극적으로 하는 등 여러모로 굉장히 흥미로운 음악을 만든다. 사실 어느정도 실력 안되면 프로그레시브 한다고 못하지..
힘찬 새해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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